- 박미림
우리 모두 웃게 하소서. 하루를 여는 순간부터 잠이 들 때까지 입에서는 군내 나지 않도록 따뜻한 온도로 말하게 하시고, 가정에서는 화목이 넘쳐나 때 이른 온갖 화초들이 만발하게 하소서. 열 손가락은 삶의 현장에서 안전하게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하시고, 작업장에 넘쳐나는 소음들은 아름다운 음악소리로 들리게 하소서. 사소한 관심과 나눔으로도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서로 살펴가게 해 주시고, 상처받은 이들에게는 따스한 말 한마디와 위로 기꺼이 나눌 줄 아는 우리 사회가 되게 해 주소서. 알코올 냄새 진동하는 병원에는 희망으로 넘쳐나는 기적의 손길 닿게 해 주시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원망으로 가득 찬 우리들 마음에는 담아도 담아도 더 이상 담을 수 없는 사랑 넘쳐나게 하시어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음에 눈물 흘리게 하소서.
(시작노트) 그렇게, 아니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한다. 한 밤 중에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 충격 여파로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경제는 휘청거리고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단해졌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기에 우리는 다시 희망을 품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연말을 준비하고 새해맞이를 앞둔 29일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가 활주로 담장과 충돌해 폭발하면서 17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말을 반성과 감사로 정리하고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해야 하는 전 국민은 무겁고 슬픈 연말과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며 무슨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까. 깊은 슬픔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너무도 큰 사건. 사고라 국민들이 겪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심리적 우울감과 불안을 안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와 슬픔이 요동친다. 우리는 그냥 소소한 일상 하루하루 무탈하게 보내고 아름다운 세상에 살고 있음에 늘 감사하며 살고 싶었을 뿐인데...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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