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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의 세상

기사승인 2024.04.18  09: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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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순

큰 한 그루 나무가 가지고 있는 모습은

매 순간이 생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한 노력이

온갖 형상이 되었다

 

눈에 보이는 줄기가 아니라 흙 속의 뿌리

땅속 어딘가에 있을 물관을 찾아

파란 잎들의 눈을 깨워 하늘을 향해 커 간다는 것

 

계절이 깊어질수록 조금씩 호흡을 멈추고

그 멈춘 가는 가지 끝에 꽃을 피워 시작과 끝이 함께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과정

오롯이 혼자 버터 내야 하는 순간과

가끔 거칠게 손과 다리를 자를 줄도 안다

 

겨울엔 죽은 듯 살아간다는 것을

봄이 되어야 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의 시간과 맞닿아 있는

당연한 생의 섭리들 모두

그들의 세계와 우리의 생활이 서로 교차하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나무는 알고 있다는 것을 배운다

 

☞신혜순 ≪문학의 봄≫ 시 부문 등단. 김포 문인협회 이사. ≪문학의봄≫ 작가회 회원,

<달詩>동인. 공저시집 『시차여행』『꽃을 매장하다』출간.

 

(詩감상)master gardener로 김포 자연학교 강사로 활동 중 인 시인의 일상은 나무와 식물과 오롯이 숨을 쉬고 서로를 쓰다듬는다.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가꿀 줄 알고, 나눌 줄 아는 시인의 시세계는 그래서 자유롭게 뻗어가는 가지의 유연함과 형형색색 꽃잎의 매력이 넘쳐난다. 우리는 모두 어쩌면 전생에 나무 었는지 모른다. 아니, 식물이고 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식물과 꽃의 그늘이 되거나 친구가 되어줄 나무가 되고 싶은지 모른다. 더 단단한 관계를 위해 물과 양분을 흡수하고 서로를 지탱해 줄 이산화탄소와 광합성을 통해 뿌리 깊은 나무가 되고 싶은 거다. 우리는 모르고 나무는 알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때, 그 뿌리 깊은 나무는 푸른 가지를 향기로운 꽃잎을 피워 너와 나의 마음을 보듬고 물들인다. (글/시인 박미림)

 

 

김포저널 gimpojn@naver.com

<저작권자 © 김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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