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순
지는 꽃잎
축 처진 저 모습
네 일이 아니라고 흘겨보는가
어느 날 거울 속에
한때의 내가 아닌
어떤 노인이 있더구나
피는 꽃이 절박해도
지는 꽃도 좀 봐주려무나
수 없이 반복되는 꽃 지는 이별
오늘이라고 다를까
묵은 이야기와
주름으로 웃는 노인
네가 흘겨보든 말든 오늘도
하루만큼 늙고 있다
☞김정순 시인 프로필
1946년 전남 광주 출생
『현대문학사조』등단. 김포문인협회 회원.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이영회) . 노량진문화원 영어강사 역임.
현)김포문화원 시니어 . 강화문화원 영어강사
시집으로「오늘」.「내일」발간
(詩감상)나이 들어가는 것도 억울한데 얼굴에는 검버섯이 피고 머리에는 하얀 서리꽃이 내려앉는다. 그 세월을 비켜가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시인을 알고 있다. 지금도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이며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시인을 만나 본 사람들이라면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단아하고 절제된 모습에 절로 호감을 갖게 된다. 단 하루도 허투루 살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서럽게 느끼기보다는 변화에 맞서고 적응하며 내면의 힘을 키워가는 그녀의 삶이 부럽다.
무례하거나 예의에 벗어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는 그녀의 하루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꽃처럼 활짝 피고 있다. 타인이 흘겨보든 말든… (글/ 시인 박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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